우리 현수 이것 좀 만져봐
<말죽거리 잔혹사>는 영화 <시인 구보씨의 하루>로 1990년 데뷔한 유하 감독의 작품이다. 그는 원래 소비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성향이 강한 시인이었는데 상업 영화로 성공해버렸다.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어찌 됐든 그는 영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비열한 거리>, <쌍화점>, <하울링>, <강남 1970>, <파이프라인> 등의 작품을 만들었다. 영화 <파이프라인>이 코로나 때문에 스크린 산업이 확 죽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가 만든 대부분의 영화는 100만 관객을 넘어 흥행에 성공했다. 주인공 현수, 우식, 은주 역에는 각 권상우, 이정진, 한가인 배우가 맡았다. 권상우는 2001년 드라마 <맛있는 청혼>으로 데뷔했다. 그리고 드라마 <천국의 계단>, <태양속으로>, <대물>, <야왕>, <추리의 여왕> 등에 출연했다. 또 영화 <화산고>, <일단 뛰어>, <동갑내기 과외하기>, <신부 수업>, <야수>, <청춘만화>, <숙명>,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포화 속으로>, <통증>, <탐정> 시리즈, <신의 한 수: 귀수편>, <히트맨>, <해적: 도깨비 깃발> 등에 출연했다. 이정진은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유혹>, <백년의 유산>, <사랑해, 울지마>, <9회말 2아웃> 등에 출연했다. 그리고 영화 <마파도>, <해결사>, <원더풀 라디오>, <피에타> 등의 작품에 출연했다. 한가인은 2002년 아시아나 항공 CF로 데뷔했다. 드라마 <햇빛사냥>, <노란손수건>, <애정의 조건>, <신입사원>, <Dr. 깽>, <마녀유희>, <나쁜 남자>, <해를 품은 달>, <미스트리스> 등에 출연했다. 영화 작품은 <말죽거리 잔혹사> 외에 <건축학개론>에 출연했다.
주연 vs 조연 용호상박
단순히 신 스틸러(Scene-stealer)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조연들의 활약은 엄청나다. 특히 김부선 배우가 맡은 떡볶이 아줌마는 이 영화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될 역할이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줬다. 자신이 좋아하는 은주를 우식에게 뺏기고 마음이 울적한 현수는 떡볶이집에 찾아온다. 그러자 떡볶이 아줌마는 처음에 고민을 잘 들어주는 척하다가 점점 스킨십을 시작한다. 그리고 딥키스와 함께 이것 좀 만져보라는 명대사를 날린다. 실제 촬영장에서 권상우는 당황해서 귀가 빨개졌었다고 한다. 또 하나 웃긴 점은 이게 유하 감독의 실제 경험담이었다고 한다. 이런 역할을 잘 살린 김부선 배우가 참 대단한 듯하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김부선이 실제로 과거에 분식집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슬픈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겨져 있다. 과거 성상납 제의를 거절했다가 방송 일이 끊겨 생계를 위해 분식집을 운영하게 됐던 것이다. 본인으로서는 슬픈 일이지만 그 덕분인지 엄청난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찍새 또한 강한 인상을 남겨줬다. 1년 꿇은 복학생이자 양아치다. 모나미 볼펜으로 상대를 찍고 다녀서 찍새라는 별명이 붙었다. 교련 선생에게 대들며 결국에는 진짜 퇴학을 당하기도 한다. 평소 개그스러운 역할을 많이 맡은 김인권 배우가 아주 잘 소화했다. 햄버거로 유명한 함재복 캐릭터도 인기가 많다. 처음에는 현수와 친했으나, 현수와 친했던 우식과 사이가 틀어져 현수의 반대편인 차종훈 무리에 붙게 된다. 그리고 전설의 우유 사건 때 현수네 반에서 가오 좀 살려달라고 종훈을 말리다가 얻어맞는다. 이 역할은 박효준 배우가 맡았다.
우리 현수 하고 싶은 거 다 해, 뒷 이야기가 궁금해~
말죽거리라는 곳은 실제로 있는 지역명이다. 옛날에 양재역 사거리를 부르던 명칭이라고 한다. 조선시대에 한양에서 지방으로 내려갈 때 말에게 죽을 먹이는 거리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촬영은 전라도 전주, 군산, 익산 일대에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영화 자체는 15세 관람 이지만 진득한 욕설이 난무하고 거의 성관계까지 가는 떡볶이 아줌마와 고추보집물이라며 영어를 가르쳐 주는 부분까지 있어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시청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다. 차종훈의 따까리 역으로 조진웅이 출연하는데 그의 필모그래피에 첫 작품이라고 한다. 개봉한 지 꽤 지난 영화라 그런지 다양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고등학생들의 우상인 이소룡. 그리고 다음 세대의 우상인 성룡으로 우상이 변해가던 격변기이다. 영화 초반에 권상우는 이소룡을 보며 쌍절곤 훈련도 하고 덕분에 멋진 몸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 햄버거와 영화관 앞에서 만나서 이소룡이 최고네, 성룡이 최고네 하며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나온다. 영화의 주인공 현수의 캐릭터가 유하 감독 자신을 투영한 것이기 때문에 1978년 당시의 모습을 잘 보여준 상황인 것 같다. 나름의 고증이 잘 이루어진 듯하다. 액션 영화답게 옥상에서 현수와 차종훈 패거리가 싸우는 장면은 역대급 액션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의 사실성을 위해 완전 리얼 액션으로 촬영을 했다고 하니 이해가 간다. 그리고 싸움이 정말 현실감 있다. 실제로 현실에서 있을 법한 개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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